관람노트

a late quartet (마지막 4중주)

현맨 2013. 10. 21. 20:20



마지막 4중주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다. 그저 음악에 관한 영화일줄 알았는데, 이 영화는 음악에 관한 영화라기 보다는 삶과 관계에 관한 영화다. 


완벽한 하모니를 구사해 나가는 현악 4중주단. 그러나 이들이 완벽한 하모니를 만드는데 절대적인 구심 역할을 하던 피터가 파킨슨 병에 걸리면서, 이 구성원들은 동요하기 시작한다. 앞으로 연주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그동안 억눌러 놓았던, 자신들의 욕망과 서로에 대한 감정들이 폭발해져 나오면서, 이들의 관계는 무너지기 시작한다. 


베토벤이 가장 좋아했다는 자신의 현악 4중주 14번. 이 곡은 7개의 악장을 끊임없이 연결해서 연주해야 하기 때문에 무척 연주하기 어려운 곡이라 한다. 피터는 자신의 마지막 공연에서 이 곡을 제안한다. 그리고 그들의 갈등, 아마 여러 악장으로 나눠 끊을 수 없는 이 곡의 의미처럼, 인생에서의 여러 감정과 욕망, 그리고 관계의 문제들도 결국 이어지는 인생 속에서 지혜롭게 헤쳐나가야 함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배우들 좋고, 배경 좋고, 음악 좋고. 마지막 눈을 맞추면서 연주하는 4중주의 모습. 피터의 아름다운 퇴장. 그리고 이어지는 연주가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