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04 사람.
1. 사람
내 인생에 둘도 없이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 20대, 30대. 누군가는 황홀한 40-50대를 얘기하며 그 시기는 원래 아픈 거니까 참고 노력하면 간지날 수 있다고 사기치는 얘기를 하며 힐링이니 뭐니 하며 돈을 벌고. 혹 다른 누군가에겐 인생의 견문을 넓히고 좋은 것만 바라보아도 시원치 않을 시기, 못난 선배를 만나 자기 안락과 미래를 희생하면서 까지 함께 했던 동지들. 그 여리고 어린 어꺠에 마치 조국과 민족의 운명이, 이 땅 모든 민중의 삶이 모두 걸려있는냥 터지고 끌려가면서도 웃음잃지 않았던 사람들. 사실 한치 앞도 모르는 미래지만, 기꺼이 자기 한 몸과 행동을 함께했고, 이른바 철든 눈으로 바라보기엔 미련하고도 미련하지만 그렇게 살아온 세월이 결코 자기 앞 날 만을 생각하며 살았던 이들과는 단 한치의 비교도 불가할 정도로 아름다운 사람들 말이다. 우린 그렇게 공권력과 자본의 용역의 폭력앞에서도 서로의 곁을 지켰고, 세상사람들이 다 두려워 하는 그 거대한 시스템과 기관의 협박과 탄압 속에서도 서로를 지키며 살아왔다. 그렇게 처절했지만 아름다운 사람들. 그렇게 내가 부채를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이 몇 있다.
이제 자신의 목표는 돈을 버는 거라고. 기껏 선배로 할 수 있는 이야기로는 그 친구에게 "우리 괴물은 되지 말자"고 얘기하려다, 쌍용차 모금함이 있어 도망치듯 5만원을 넣고 왔다는 이야기, 집회일정까지 확인해보지만, 차마 미안해서 집회를 못나가겠다던 이야기, 모든 과정에 미안하지만 자신의 싸움을 정리하고 싶다던 이야기를 들으니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그렇게 두 번을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
우리 이제 미안해하지 말고 살자고. 얘기하고 싶지만 결국 그 얘기는 나에게 하는 얘기인 듯 싶다. 이제 미안해하며 살지 않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