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로니아 찬가
카탈로니아 찬가 / 조지 오웰
바르셀로나가 1930년대 이렇게나 혁명의 열기에 빠져있던 도시였다는 것을 몰랐다. 파리코뮌이나 당시의 바르셀로나..... 노동자의 도시라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아마 20대,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그것은 너무나 멋진 일일 것이라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글쎄 그 쿨함과 낭만을 넘어선 두려움이 앞선다.
그러나 조지오웰이 시종일관 이야기하듯, 전쟁은 참혹하고, 전선에서 멀리 있을 수록 본질과 멀어지는 분파간의 대결은 더 참혹하다.
파시즘은 인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지만, 그래도 자유와 평등을 향한 민중의 투쟁과 혁명의 열기가 뜨거웠던 19-20세기의 낭만은 짙은 여운을 남긴다.
-나는 을씨년스런 겨울 풍경을 둘러보며 그 모든 쓸모없는 짓에 놀라곤 했다. 어떤 결말에도 이르지 못하는 그런 전쟁!
-'혁명적' 규율은 정치적 의식에 달려있다. 왜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지 이해하는 것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사실 의용군이 전장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것 자체가 '혁명적' 규율의 힘 덕분이다.
-이 괴상한 전쟁에 조금이라도 생기를, 아니 죽음의 기운을 불어넣어 줄 만한 일이 과연 일어날까 궁금해졌다. 사실 이 전쟁에서는 인간의 능력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상대를 제대로 맞추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내 마음속에 처음으로 이 전쟁에 대한 막연한 의심이 생겼다. 그전까지만 해도 옳고 그른 것이 아름다울 정도로 명쾌해 보였는데, 이제는 달라진 것이다.
-왜 입대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파시즘과 싸우기 위해서."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무엇을 위하여 싸우느냐고 묻는다면 "공동의 품위를 위해서."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그나저나 내가 바르셀로나에서 묶었던 친구 집의 할아버지는 파시스트였을까. 인민전선 쪽이었을까. 지역적 특색으로 보면 그는 당연히 카탈로니아 분리주의자였는데...... 그가 어마어마한 부호였던 것을 보면 아마도 파시스트 쪽이 아니었을까. 지금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