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이제서야 늦은 후기를 올린다. 0. 전통 타악연희극 전통 타악연희극, 메나리....참 어렵구나. 말로만 들으면 도대체 이게 어떤 장르인지 상상이 안간다. 다만 아는 형님이 함께 하는 공연이라기에 대충 타악기가 들어가고, 전통의 소리와 몸짓이 깃들어 있겠다는 짐작을 했을 뿐이다. 지역에서 열리는 참 오랜만의 공연(?)인지라 무조건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원주에 내려와 산지도 벌써 한 15년이 되어가는데, 늘 가장 불만이었던 것이 볼만한 문화공연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주말에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것들이 보고 싶어도 결국 서울까지 가야 하는 현실이 참 짜증나기도 했다. 그래서 이러한 공연이 열린다는 건 장르불문 무조건 가뭄의 단비와 같다. 그렇다고 솔직히 기대를 아주 많이 품은 것은 아..
0. 솔직히 오랜만에는 아니고, 꽃다지 공연에 다녀왔다. 2000년대 중반-말부터 콘서트는 꾸준히 다니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제는 꽃다지가 그냥 가족이 되어버린 기분. 아니, 기분이 아니라 와이프가 꽃다지 멤버가 된 후로는 더 열심히 다닐 수 밖에 없는 조건이라고나 할까. 하여튼 상상마당에서 진행된 콘서트 "혼자울지 말고"를 보고 왔다. 0-1. 문득 우리 와이프가 처음 꽃다지에 들어갔을때, 한 2-3달 만인가 했던 여름 콘서트가 생각났다. 장소가 같은 상상마당이라서 그럴것이야. 당시 넓지 않은 그 공간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들어차 있었더랬다. 그래서 2시간을 넘는 시간 긴장감속에 서서 공연을 보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여느때와 같이 공연장 앞에서 담배피면서 후배들, 지인들을 만나고, 그렇게 지난 공..
2012년 4월 13일 역사적인 lenny의 내한공연을 다녀왔다. 1. 역시 실력있는 뮤지션, 좋은 사운드. 좋은 자리였다. 앞에서 다섯번째 줄. 하지만 맨 사이드였다는 것. 걱정도 앞섰다. 그러나 왠걸. 역시 실력있는 뮤지션이며, 모든 장비를 직접 공수해서 가져온 덕인지, 정말로 섬세하고 좋은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그의 노래와 연주와 퍼포먼스는 그 안의 모든 관객들을 열광케 하기에 충분했다. 2. 역시 대단했던 8명의 밴드. 오랫동안 레니의 곁을 지키고 있는 기타리스트로 브라인메이와 슬래쉬의 짬뽕을 연상시키는 Crag Ross와 데이빗보위의 베이시스트로 유명한 홍일점 베이시스트 Gail ann Dorsey. 그리고 내한공연 날 생일을 맞았던 드러머 Franklin Vanderbilt의 연주는 정말이지 ..
처음 영화가 나왔을때, 어딘지 모르게 머리속에 각인되어 있던 만화가 떠올랐고, 그것은 어렸을 적 보아오던 친숙한 그림이라는 걸 알았다. 벨기에 출신의 작가 에르제의 원작을 영화한 작품. 어렸을 적에 집에 한권정도 틴틴의 모험 책이 있었던 기억. 불어로 있었던 수많은 클립들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친숙함. 영화인지 애니메이션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디테일한 묘사와 영화가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느껴지는 애니메이션의 장점이 골고루 배합된 이미지다. 내용은 더욱 환상적인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무엇보다도 힘들지 않게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갈 수 있다는게 너무 좋았다. 다음편도 벌써부터 기대되는 작품. 스티븐 스필버그와 피터잭슨의 만남이라는 것이 이런 시너지를 만드는가 느끼게한 작품.
연출 : 장진 주연 : 정웅인 / 예지원 연극이란 장르는 아직도 어렵다. 뮤지컬이나 음악 콘서트 처럼 친근하지도 못하다. 더군다나 연극이라면 뭔가 진지하고 고전적 재미만 추구하는 작품들에게 사로잡힌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인가. 하여튼 돈내고는 처음 보는 연극이 아닌가 싶다. 미리 본 관객들의 호평과 더불어 연출이 장진 감독이라는 선전에 그대로 넘어갔다. 비좁은 객석과 엎어지면 코 닿을 위치에 놓여있는 무대. 숨소리마저 넘기기가 긴장되는 공간. 배우의 눈이 나만을 쳐다보는 것 같은 그 공간. '참 이것은 연극이지'라고 누군가 얘기해주는 듯 한 분위기. 공연은 쉴 새 없이 서툰 인간들의 서툰 궁상들을 보여주었다. 열려 있는 문을 따고 들어오기 위해 고생하는 서툰 도둑의 등장, 속칭 요즘말로 4차원이라고 불려 ..
사실 judas는 내가 정말 좋아했던 밴드는 아니다. 더군다나 그들의 전성기가 내가 음악을 듣고 좋아하기 시작했던 시기와는 좀 거리가 있다고 해야 하나. 암튼 생각해보면 나보다 조금 위의 연배들... 그러니까... 지금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들이 정말 좋아했을 밴드다. 나는 그저....후세대로서 그들을 경외하는 정도. 사실 난 그 시기, Queen이나 Scorpions, 혹은 Duran Duran류의 음악을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judas형님들의 breaking the law등에 열광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마지막 무대라는 말이 공연장을 찾게 만들었다. 그래도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을, 역사를 놓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프닝으로 나선 크래쉬와 디아블로, 임재범의 무대. 오..
우리시대 곳곳의 어머님들의 모습. 때론 고통스럽고, 때론 해맑은. 웃으시고, 맞서시고, 살아내시는 어머님들의 모습. [작가 작업노트] 어렸을 적 여름과 겨울 방학을 맞이하면 항상 외갓집을 찾아가곤 했다. 가는 길이 먼 탓에 차멀미의 고통이 만만치 않았지만 곧 외할머니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입을 앙 다물어가며 버티기도 했다. 활짝 열린 대문을 지나기도 전에 “할머니~”하고 소리를 지르면 외할머니는 여지없이 버선발 째로 양 팔을 벌리며 뛰어 나오셨다. 초가집 너른 마당을 달려 나오시던 당신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비녀로 머리를 곱게 머리를 추스르고 항상 한복을 입으셨던 외할머니는 농삿일에 거칠어진 손바닥으로 우리 형제들의 얼굴을 일일이 매만지며 한참을 껴안아 주셨다. 다시 손을 잡아끌고 툇마루에 올..
큰 마음먹고 와이프와 보러갔던 공연.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뮤지컬로 만든 작품. 웅장한 무대. 아크로바틱한 몸짓. 뛰어난 노래 실력. 뭐 아까울 것 없는 오리지널 공연이었다. 또한 노래로 모든 대사를 소화하는 형식의 무대. 그 정도만 해도 본전은 뽑은 셈. 허나 연출이 안타깝다고 하면 나의 개끼겠지만, 솔직히 좀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고, 모든 것을 노래로만 하다보니, 배우들의 동작이나 이런 것들이 좀 유치했다고 해야 하나? 암튼 난 좀 그랬음. 아마 내용이 진지하고, 비극적인 이야기라 그럴 수도 있을 것이며, 내가 앉은 A석 자리의 한계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함.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깝지는 않은 공연.
아- 요즘 이 배우 너무 매력적이다. 다크나이트나 인셉션 같은 영화에서는 잘 모르겠는데, '500일의 썸머'나 바로 이 영화에서는 정말 조토끼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듯 하다. 그리고 영상과 음악 모든 것이 배우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 이 영화 마치 500일의 썸머 후속편을 보는 느낌도 있다. 남에게 피해 안주고, 미련하도록 법을 잘 지키며 살아가던 주인공이 생존확률 50대 50의 희귀암에 걸리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주인공의 심리변화. 죽이고 싶을정도로 뻔뻔하지만, 결국 곁에 둘 수 밖에 없는 친구(세스로건). 아픈 그를 두고, 바람난 여자친구. 그를 걱정하는 엄마와 치매걸린 아버지. 암 말기 선고를 받지만, 그 앞에서 의연하게 죽음을 대면하는 사람들. 격정적이고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조용하고 소소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