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발 "맥주회사가 만드는 우롱차" 같은 에세이. 다른 사람 험담을 구체적으로 하지 않고, 자기 자랑이나 변명을 하지 않고, 시사적인 얘기들을 배제한 무라카미의 에세이집이다. 위와 같은 기준의 에세이,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느낄만한 52가지의 에피소드들을 엮은 책이다. 뭔가, 심오하고 대단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책이지만,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자기만의 문체로 위트있게 기록했다. 가볍게 읽고 가볍게 즐기면 되는 그런 류의 책이다. 요즘 같이 몸과 마음이 황망한 시기에 이런 가벼운 에세이도 괜찮다. 개인적으로 "꿈을 쫓지 않는 인생이란 채소와 다름없다"라는 표현이 마음에 든다.
알랭 드 보통 이레 1. 행복을 위한 건축 2. 어떤 스타일로 지을 것인가? 3. 말하는 건물 4. 집, 기억과 이상의 저장소 5. 건물의 미덕 6. 들의 미래 와이프가 읽은 책이다. 정치, 경제 등에 대한 이야기는 배제하는 것이 최근 독서의 목표이기에 새로운 주제에 접근하고자, 빼들었는데, 이게 왠 일. 재미있다. 빠져든다. 미와 아름다움을 어떻게 정의하고, 체계화 할 수 있을까. 건물이 우리에게 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일까. 꿈, 기억, 이상에 관한 건축쟁이들의 역사와 고민, 이야기들. 많은 부분 생소하고 어려운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그만큼 신선하게 와 닿았음. 번역서의 한계일까. 문장이 해석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던 아쉬움. 그러나, 앞으로 예술작품이나 건축물들을 바라볼때 좀 더 다른 시선과 각도로 그것..
리오 휴버먼 지음 장상환 옮김 도서출판 책갈피 소소한 세미나 1탄 청년유니온 조합원들과 연세대 학생들과 함께 소소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그 첫번째 책으로 선택한 것이 이 책이다. 한 3-4년 전에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자본주의 사회의 태동을 드라마틱하게 잘 정리해서 보여준 책. 도대체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대다수 사람들이 끝이 없고 영원히 번영할거라 생각하는 자본주의 사회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과연 자본주의 사회는 많은 이들이 종교적 신념처럼 믿듯 절대 선의 가치일까? 과연 자본주의 사회는 영원할 것인가? 이 책음 리오 휴버먼이라는 미국의 언론인이자 학자, 노동 운동가가 쓴 책이다. 싸우는 사람, 기도하는 사람, 일하는 사람이 분리되어 있던 봉건제 사회에서부터 자본주의의 태동기까지의 역사..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소설읽기의 일환으로 1Q84 2권을 본 이후 3권을 아직 구하지 못해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워낙, 소설이나 영화 등에 대한 소견을 글로 옮기는 것에 약하다. 이 책은 뭐랄까. 임팩트가 시종일관 강하다. 틈을 주지 않고, 초반부터 빨려드는 맛이 있다. 무엇보다도 엄마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엄마의 인생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결혼을 준비하고, 결혼을 하고 어떻게 살것인가에서 무엇보다 고려되었던 것은 우리, 즉 자신이었다. 아마도 많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아마도 엄마를 부탁해에 나오는 어머니상은 이제 거의 없을 것이다. 시대가 바뀐 탓이다. 시골에서 가족만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상. 물론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필연적으로 자식에게 헌신하고 맹목적인 사랑을 보..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목수정 아마 한 3번은 읽은 것 같다. 답답할때 찾게되는 습관처럼. 정신이 맑아지고, 깨어있게 한다. 그렇게 살아야지. 자유롭게 살아야지 결심한다. 나를 둘러싼 모든 관습과 규범, 강박, 통념과 허위에 찬 모든 시선들을 털어버리게 했다.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나를 희생하고, 나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은 죄악시 했던. 혹은 솔직하지 못하고 꼭 모두의 행복과 나의 행복이 일치되어야만 한다는 강박. 우리라는 의식속에서 나를 찾지 못하고 있던 시절에 대한 방향전환. 내가 행복하지 못하면, 결코 남들도 행복하게 할 수 없음을. 행복과 자유와 삶의 정당한 방향. 그것은 책이나 문건에 나오는 문구속에서 허락받거나, 혹은 검증되는 것이 아닌. 그냥 내안의..
빅토르 하라 / 조안하라(차미례 역) 내 인생의 책 중 한권. 어렸을 적 문예운동에 대한 막연한 고민을 가지고 있을 때 빅토르 하라를 알았다. 칠레의 전설적인 가수, 아옌데, 파블로 네루다와 함께 칠레 민중운동의 최전선에서 민중의 영웅으로 추앙받았던 인물. '산티아고에 비가 내린다'의 결말에서 처럼 반혁명 세력의 폭력과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도 '우리는 승리하리라(venceremos)'를 당당하게 부르던 빅토르 하라. 이 책을 반쯤 읽었다가 덮었던 것이 지난 해 말 쯤일 것이다. 아마 무언가 나를 압박하는 문제가 있었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해 다른 책을 주섬주섬 읽었던 것 같다. 최근에 인생의 새로운 라운드에 돌입할 것을 결의하면서 헤이해진 마음을 추스리기로 하고, 적어도 1주일에 책 한권을 독파하자고 마..
생각의 좌표 / 홍세화 가볍게 책일기 2탄. 쌍용자동차 희망텐트에 갔다가, 붕붕바자회를 통해 구매했다. 홍세화 대표가 꾸준히 제기해오던, '탈의식화'를 위한 이야기. 어떻게 우리는 그토록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을 가지게 되었는가. 상상하고, 창의하는 인간이 아닌 암기하는 인간, 순종하고 복종하는 인간을 만든 메카니즘이 무엇인가. 독서하고, 사유하고, 토론하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무식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가 무언가. 내 생각은 어떻게 내 생각이 되었는가. 따라가다보면 우리 사회 지배층이 만들어 놓은 굴종의 시스템이 보이게 되고, 그 껍질을 벗는 순간. 자유로워질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