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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홍콩. 2일차.-2

현맨 2014. 12. 14. 20:33

적기가 왔다. 소영이가 5년간 다니던 꽃다지를 정리하기로 했고, 새로운 곳에서 일을 하기로 되었다. 그래서 바로 지금 쯤 미루어 놓았던 여행을 다녀오자고 했다.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반도를 떠나보자고. 그래서 다녀오게 된 홍콩. 


홍콩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었다. 4일이라는 여행기간의 특성과 돌아와서 해야 할 산적한 일들 때문에, 멀리 혹은 너무 힘들게 돌아다녀야 하는 여행지는 좀 피하고자 했고, 너무 고생을 해야 하는 곳도 피하고자 했고, 그렇다고 휴양지는 관심이 없으니 도시와 자연이 적당히 섞여 있는 곳, 그리고 갈 수 있는 곳. 그리 부담되지 않는 곳. 그래서 다녀온 곳이 홍콩이다. 때마침 우산시위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고.


홍콩은 그저 영화속에서만 보아오던 도시인데, 일단 그 영화속 풍경에 들어갈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매력적이긴 했다. 다녀와 느낀 홍콩은 짬뽕 같은 도시다. 명품과 쇼핑센터, 거대한 마천루로 대변되는 화려한 자본의 도시라는 이미지와 곳곳에 널려 있는 빨래들, 야시장, 길바닥의 필리핀 아낙들 그리고 지저분함과 무질서함이 느껴지는 대비. 첨단의 건물들과 즐비한 간판들 그리고 한켠에 느껴지는 세기말적 분위기의 대비. 서양과 동양의 대비, 빈부격차와 질서와 무질서, 아무튼 홍콩은 짬뽕 같은 도시다. 마치 도시 자체가 거대한 쇼핑센터를 보는 것 같았고, 서울의 미래이자, 서울의 과거를 보는 듯한 느낌까지 가질 수 있었다.  



[2일차 - 네이던 호텔 - 피크트램 - 빅토리아 피크 - 마담뚜소- 피크 산책길 - 우산시위 현장 - 미드레벨에스컬레이터 - 소호거리 - 너츠포드테라스]


피크에서 다시 한번 트램을 타고 내려와 우리는 우산시위대가 점거 하고 있는 곳을 갔다. 별 볼일 없는 바리케이트와 사수대 한명 없었지만, 그들은 철저하게 홍콩의 중심대로와 고가까지 점거하고 있었다. 과연 한국이었으면 가능했을까. 물론 그 밤 우리가 다녀간 후 경찰에 의해 점거는 끝났지만 그들의 시위형태와 문화까지 무언가 어색함과 새로움을 느꼈다. 곳곳의 기발한 문구들이 눈에 띈다. 인류의 진보를 위해 투쟁하는 전세계 인민들의 투쟁에 경의를!!























* 점거 현장을 뒤로하고 우리는 중경상림에 나와 유명해진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와 소호거리로 향했다. 그 과정에서 필리피노들에 대한 이야기, 이 사회의 심각한 양극화 문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들을 수차례 만났다. 






* 그리고 돌아오는 길. 우리는 홍콩섬에서 구룡반도를 있는 스타페리를 타고 홍콩의 야경을 구경하며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를 향해 넘어왔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 킴벌리 로드에 있는 너츠포드 테라스에서 맥주 한잔.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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