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judas는 내가 정말 좋아했던 밴드는 아니다. 더군다나 그들의 전성기가 내가 음악을 듣고 좋아하기 시작했던 시기와는 좀 거리가 있다고 해야 하나. 암튼 생각해보면 나보다 조금 위의 연배들... 그러니까... 지금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들이 정말 좋아했을 밴드다. 나는 그저....후세대로서 그들을 경외하는 정도. 사실 난 그 시기, Queen이나 Scorpions, 혹은 Duran Duran류의 음악을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judas형님들의 breaking the law등에 열광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마지막 무대라는 말이 공연장을 찾게 만들었다. 그래도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을, 역사를 놓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프닝으로 나선 크래쉬와 디아블로, 임재범의 무대. 오..
우리시대 곳곳의 어머님들의 모습. 때론 고통스럽고, 때론 해맑은. 웃으시고, 맞서시고, 살아내시는 어머님들의 모습. [작가 작업노트] 어렸을 적 여름과 겨울 방학을 맞이하면 항상 외갓집을 찾아가곤 했다. 가는 길이 먼 탓에 차멀미의 고통이 만만치 않았지만 곧 외할머니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입을 앙 다물어가며 버티기도 했다. 활짝 열린 대문을 지나기도 전에 “할머니~”하고 소리를 지르면 외할머니는 여지없이 버선발 째로 양 팔을 벌리며 뛰어 나오셨다. 초가집 너른 마당을 달려 나오시던 당신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비녀로 머리를 곱게 머리를 추스르고 항상 한복을 입으셨던 외할머니는 농삿일에 거칠어진 손바닥으로 우리 형제들의 얼굴을 일일이 매만지며 한참을 껴안아 주셨다. 다시 손을 잡아끌고 툇마루에 올..
임종진 사진전. 류가헌. 사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작가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사실 얼떨결에 다녀왔습니다. 와이프가 이 곳에서 공연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인연이 닿아 좋은 작품들을 감상하고 왔습니다. 어머니에 관한 네개의 기억. 이라는 이름의 전시였습니다. 작가가 여러 나라를 돌며 찍은 우리 시대 어머니들의 사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작은 한옥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회라 어머니라는 주제와도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더군요. 오후에는 기대하고 기대하던 Judas Priest형님들의 고별 공연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여기저기 젊은 사람들부터 노련해보이는 헤비메탈 매니아들. 전국은 물론, 많은 외국사람들까지.... 형님들의 가시는 길을 아름답게 수놓으러 왔더군요. 오프닝으로 시작한 크래쉬의 공연과 디..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목수정 아마 한 3번은 읽은 것 같다. 답답할때 찾게되는 습관처럼. 정신이 맑아지고, 깨어있게 한다. 그렇게 살아야지. 자유롭게 살아야지 결심한다. 나를 둘러싼 모든 관습과 규범, 강박, 통념과 허위에 찬 모든 시선들을 털어버리게 했다.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나를 희생하고, 나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은 죄악시 했던. 혹은 솔직하지 못하고 꼭 모두의 행복과 나의 행복이 일치되어야만 한다는 강박. 우리라는 의식속에서 나를 찾지 못하고 있던 시절에 대한 방향전환. 내가 행복하지 못하면, 결코 남들도 행복하게 할 수 없음을. 행복과 자유와 삶의 정당한 방향. 그것은 책이나 문건에 나오는 문구속에서 허락받거나, 혹은 검증되는 것이 아닌. 그냥 내안의..
빅토르 하라 / 조안하라(차미례 역) 내 인생의 책 중 한권. 어렸을 적 문예운동에 대한 막연한 고민을 가지고 있을 때 빅토르 하라를 알았다. 칠레의 전설적인 가수, 아옌데, 파블로 네루다와 함께 칠레 민중운동의 최전선에서 민중의 영웅으로 추앙받았던 인물. '산티아고에 비가 내린다'의 결말에서 처럼 반혁명 세력의 폭력과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도 '우리는 승리하리라(venceremos)'를 당당하게 부르던 빅토르 하라. 이 책을 반쯤 읽었다가 덮었던 것이 지난 해 말 쯤일 것이다. 아마 무언가 나를 압박하는 문제가 있었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해 다른 책을 주섬주섬 읽었던 것 같다. 최근에 인생의 새로운 라운드에 돌입할 것을 결의하면서 헤이해진 마음을 추스리기로 하고, 적어도 1주일에 책 한권을 독파하자고 마..
생각의 좌표 / 홍세화 가볍게 책일기 2탄. 쌍용자동차 희망텐트에 갔다가, 붕붕바자회를 통해 구매했다. 홍세화 대표가 꾸준히 제기해오던, '탈의식화'를 위한 이야기. 어떻게 우리는 그토록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을 가지게 되었는가. 상상하고, 창의하는 인간이 아닌 암기하는 인간, 순종하고 복종하는 인간을 만든 메카니즘이 무엇인가. 독서하고, 사유하고, 토론하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무식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가 무언가. 내 생각은 어떻게 내 생각이 되었는가. 따라가다보면 우리 사회 지배층이 만들어 놓은 굴종의 시스템이 보이게 되고, 그 껍질을 벗는 순간. 자유로워질 수 있어.
큰 마음먹고 와이프와 보러갔던 공연.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뮤지컬로 만든 작품. 웅장한 무대. 아크로바틱한 몸짓. 뛰어난 노래 실력. 뭐 아까울 것 없는 오리지널 공연이었다. 또한 노래로 모든 대사를 소화하는 형식의 무대. 그 정도만 해도 본전은 뽑은 셈. 허나 연출이 안타깝다고 하면 나의 개끼겠지만, 솔직히 좀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고, 모든 것을 노래로만 하다보니, 배우들의 동작이나 이런 것들이 좀 유치했다고 해야 하나? 암튼 난 좀 그랬음. 아마 내용이 진지하고, 비극적인 이야기라 그럴 수도 있을 것이며, 내가 앉은 A석 자리의 한계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함.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깝지는 않은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