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기가 왔다. 소영이가 5년간 다니던 꽃다지를 정리하기로 했고, 새로운 곳에서 일을 하기로 되었다. 그래서 바로 지금 쯤 미루어 놓았던 여행을 다녀오자고 했다.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반도를 떠나보자고. 그래서 다녀오게 된 홍콩. 홍콩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었다. 4일이라는 여행기간의 특성과 돌아와서 해야 할 산적한 일들 때문에, 멀리 혹은 너무 힘들게 돌아다녀야 하는 여행지는 좀 피하고자 했고, 너무 고생을 해야 하는 곳도 피하고자 했고, 그렇다고 휴양지는 관심이 없으니 도시와 자연이 적당히 섞여 있는 곳, 그리고 갈 수 있는 곳. 그리 부담되지 않는 곳. 그래서 다녀온 곳이 홍콩이다. 때마침 우산시위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고. 홍콩은 그저 영화속에서만 보아오던 도시인데, 일단 그 영화속 풍경에 들..
소영의 강정 공연에 맞춰 제주도를 다녀오려 했으나,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공연도 취소되고, 제주 휴가도 취소했다. 무작정 차에 시동을 걸고 계획 없이 떠난 2014년의 여름 여행. 선배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day1 - 서울 => 구례) 지리산 자락 어딘가에서 정태선배의 도움을 받아 숙소를 해결하고, 비가 오는데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옛 추억이 방울방울. (day2 구례=>하동=>부산) 구례에서의 아침. 하루 더 머물려 했으나, 태풍이 다가오고 있어, 동쪽으로 튀기로 했음. 아침에 화계장터와 섬진강 구경 좀 하고, 맛있는 회와 매운탕으로 식사를 하고, 정태형과 인사. 부산으로 향했음. 광민이형 가족이 너무 반갑게 맞아주셨음. 부산 기장 원전 바닷가에서 장어구이 먹고, 생 어거스틴에서 ..
[3일차 / 2013년 9월 8일] 1. 모슬포 봄꽃 게스트 하우스에서 충만한 느낌을 얻고 아침 우리는 다시 발 걸음을 옮겼다. 모슬포에서 평화로 버스750번을 타고 무수천 다리에 내려, 오늘의 코스이자 나에게는 마지막 코스인 17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1~2일차와는 달리 화창한 날씨, 17코스의 초반 5킬로 정도는 작은 마을과 숲을 지나는 조용하고 운치있는 길이었다. 우리는 그동안의 무사한 걸음과 화창하게 개인 날씨에 감사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사뿐히 걸음을 딛어나갔다. 그렇게 2시간여... 드디어 바다와 만났다.어제는 종일 곶자왈 코스를 걸었기에, 만난 바다는 더욱 아름다웠다. 2. 7킬로 즈음의 이호테우 해변. 첫 번쨰로 나타난 편의점이 있어, 물을 사 마시고, 간단하게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기로 했..
[2일차 / 2013년 9월 7일] 1. 오늘은 하나의 오름과 곶자왈을 거쳐 모슬포로 향하는 일정이다. 저지리 마을 회관을 아침 9시 즈음 출발하여 서서히 걷기 시작했다. 이 날도 비가 조금씩 내렸다. 그러나 걷기에 딱 알맞을 정도로 내려 주어 다행이었다. 오히려 햇빛이 쨍쨍한 날 보다 고마운 날씨. 우리는 서서히 문도지 오름으로 향했다. 비교적 낮은 오름이긴 해도, 곳곳에 지뢰처럼 쌓여 있는 말 똥과 길을 막고 있는 말들로 인해 조금 힘들게 정상까지 올랐다. 정상에 도착해서도 말 한 마리가 우리의 앞길을 막았다. 벌써 두번째 길 막음. 조금은 두려웠으나 천천히 말의 뒤를 돌아 무사히 정상을 지나올 수 있었다. 2. 문도지 오름의 정상을 지나쳐 내려오는 길. 더 이상 말들이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정상에서..
* 후배 한명이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삶을 찾는 와중에 제주도 올레길을 3주간 돈다고 했다. 한 2주 동안 올레를 돌던 그 친구의 흔적들이 페이스북에 계속 올라왔고, 난 연신 부러워하며 "좋아요"를 눌러댔다. 그러던 와중 날라온 한 통의 문자 "술은 내가 다 살테니 내려와요", 와이프의 눈치를 살폈는데 시원하고 쿨하게 한마디 "다녀와". 그렇게 나의 무작정 제주 여행이 시작됬다. [1일차 / 2013년 9월 6일 금요일] 1. 때 마침 학교가 개교기념일이라 아침 일찍 출발 할 수 있었다. 새벽 같이 일어나 구로 애경백화점으로 택시를 잡아 타고, 그곳에서 공항버스를 탔다. 1시간 반 정도 공항에 일찍 도착. 수속을 마치고 커피 한잔 마실 여유가 생겼다. 김포공항 국내선 1층의 할리스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
10년지기가 된 후배. 형진이의 결혼식이 있어 전남 담양 청평 슬로우시티에 다녀왔다. 전통혼례로 결혼을 했는데, 내가 기러기 아범이라는 것을 맡았다. 결혼을 해서 잘 살아가며, 닮고 싶어하는 사람을 기러기 아범으로 한단다. 누구 부탁이라고 거절할 수 있었겠나. 덕분에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결심도 하게되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때마침 장도 열리고 있었다. 동네 축제안에 형진이와 페달의 결혼식이 열렸다. 형진이는 학교 동아리 후배이고, 학생운동을 함께 했다. 살아오면서 힘든 일들도 많이 겪고 했는데, 졸업 후 녹색연합에서 활동하다가 느리게 살기로 결심하고 귀촌을 선택, 과감히 전라도로 내려갔다. 어여쁜 색시와 함께 말이다. 둘이 정말 잘 어울린다. 그리고 앞으로도 오래도록 행복하게 그리고 지금의 가치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