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어 선생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타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보게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뭐랄까 바다생태계의 파괴에 대한 생태 문제를 다룬 다큐라고 예상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이 다큐는 바다생태계가 이렇게 파괴되고 있다는 메세지가 아니라, 한 인간이 동물과의 교류를 통해 어떻게 생태계의 일원(?)이 되는가를 보여준다.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이 빨려들게 만드는 영상미와 연출력, 그리고 내용적 흡입력이 있는 작품이다. 생태계가 망가지고 있고, 우리가 주범이고, 우리의 삶의 방식을 돌려야 한다는 네거티브한 접근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생태계의 일원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듦으로서 자연스레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다. 너무나 멋진 작품이다.
카탈로니아 찬가 / 조지 오웰 바르셀로나가 1930년대 이렇게나 혁명의 열기에 빠져있던 도시였다는 것을 몰랐다. 파리코뮌이나 당시의 바르셀로나..... 노동자의 도시라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아마 20대,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그것은 너무나 멋진 일일 것이라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글쎄 그 쿨함과 낭만을 넘어선 두려움이 앞선다. 그러나 조지오웰이 시종일관 이야기하듯, 전쟁은 참혹하고, 전선에서 멀리 있을 수록 본질과 멀어지는 분파간의 대결은 더 참혹하다. 파시즘은 인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지만, 그래도 자유와 평등을 향한 민중의 투쟁과 혁명의 열기가 뜨거웠던 19-20세기의 낭만은 짙은 여운을 남긴다. -나는 을씨년스런 겨울 풍경을 둘러보며 그 모든 쓸모없는 짓에 놀라곤 했다. 어떤 결말에도..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한 20년만인가 다시 읽어보았다. 요즘 책을 많이 보지 않아 뭔가 소설을 읽어야겠다 싶었다. 고전을. 다시 읽어보지만, 정말 읽는 내내 고통스러운 책이다. 마치 내가 그 바다 한 복판에서 거대한 물고기와 함께 밤 낮을 보내고 있는듯한 생생함. 그러면서도 노인 산티아고의 인간으로서 경외심이 들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그 따듯함과 강인함을 다시 발견한다. 그 모든 고통의 순간이 끝나고 마치 큰 일을 마친듯 관광객들을 바라보고 있는 노인의 시선에서 헤밍웨이의 묘한 웃음이 떠오른다. - 운이 따른다면 더 좋기는 하지. 그래도 나는 신중을 가하겠어. 운은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는 법이니까. - 희망 없이 산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심지어 그것은 죄다.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부..
옌롄커 책 제목인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마오쩌둥의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작가는 혁명의 성스러운 언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슬로건으로 군부대 내에서의 남녀간의 사랑과 존엄을 그려낸다. 이로 인해 소설은 출판 및 홍보, 게재, 비평, 각색을 할 수 없는 ‘5금(禁) 조치’를 당하게 되었고 21세기 중국판 금서가 되었다. 문체가 너무나 화려하고, 보고 있으면 몽환적이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말을 이렇게 화려하게 비틀어 놓다니, 작가도 정말 대단하다. "이 소설은 모든 사람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소설은 단지 인류의 운명과 역사에 커다란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들에게만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은 인간의 존엄에 대해 영원한 존중과 사랑의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한 통의 편지..
그래도 우리의 나날 / 시바타 쇼 0.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 제목에 끌려 본 책. 어쩌면 신형철 평론가의 말대로 세계 최고의 소설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인생 소설이 되기엔 충분해 보인다. 그건 나에게도. 1. 요즘 자주 죽음을 떠올린다. 삶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생각하는 나날이다. 본격적인 중년으로 접어든 나이탓인지.... 얼마전 떠나보낸 로디에 대한 마음 아픔이 가슴 속 깊이 박혀서인지. 일상을 살아가다가도 불현듯 나를 지탱해주는 사람들의 죽음과 그 상실로 인한 가슴시린 공허함이 밀려온다. 나는 잘 살고 있는가. 나에게 있어 '그래도 우리의 나날'에는 남들처럼 살기보다 의미있게 살고싶었고, 반짝이고 싶었고, 소유에서보다 존재로서 행복한 삶을 살고 싶었다. 주인공들에게 '육전협'의 배신은 나에게 아니 우리..
남은 생에 꼭봐야 할 밴드로 여겼던 u2가 고맙게도 내한을 해주셨다. 표를 늦게 구해 스탠딩을 견뎌야 했지만, 어쨌든 죽기전 u2의 퍼포먼스를 볼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큰 영광이며 자랑이 되었다. -set list- Sunday Bloody Sunday I Will Follow New Year's Day Pride (In the Name of Love)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with "Stand By Me" snippet) With or Without You Bullet the Blue Sky Running to Stand Still Red Hill Mining Town In God's 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