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난 공포영화를 정말 안좋아한다. 아주 솔직히 전혀 보질 않는다. 그런데 이 영화는 안볼 수가 없었다. 하도 주변에서 "뭣이 중헌지도 모르면서"라는 말을 지껄이는 인간들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이상하리만치 이 영화는 꼭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뭐 감독의 의도가 무엇이었던과는 상관없이 비교적 웰메이드 미스테리 공포영화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중간에 좀 B급 공포 스러운 장면들도 없지 않아 좀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그런 장면들로 인해 오히려 공포영화를 지극히 공포스러워하는 사람으로서 마음이 좀 놓인 측면도 있다. 거듭되는 반전, 좀처럼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잘짜여진 미스테리 각본. 이 영화 언젠가 한번 쯤 더 볼 것 같다.
point break 어렸을 적, '폭풍속으로'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던 영화의 리메이크 작이다. 누군가 나에게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주저 없이 대답했던 영화는 '탑건'이었다. 그러나 그건 '폭풍속으로'가 개봉하기 전의 이야기다. 그 만큼 소싯적 나를 엄청 열광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2015년 그 '폭풍속으로'가 이제 한국에서도 'point break'라는 원제로 돌아왔다. 익스트림 스포츠의 수준이나 영상미 등이 엄청 진화했고 전작보다 빠른 전개가 눈에 띈다. 또 다양한 캐릭터들이 너무 멋지게 살아 있어, 자극적이다. 다만 스토리면에서는 과거의 작품을 넘어서지 못한 한계가 있는 듯 하다. 전작에서도 그렇지만 여기서는 더욱더 주인공 보다는 악(?)역의 존재감이 눈에 부시다. 그리고 매력적..
어린 시절 매드맥스의 모든 씨리즈를 봤던 것 같다. 너무 오래된 영화라 기억이 나진 않지만, 그 세기말적, 혹은 인류 멸망 이후의 세계에 대한 내가 가진 이미지는 모두 매드맥스에서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멜깁슨도 멜깁슨이지만 3편에 나온 티나터너를 보고 무섭다고 느낀 것은 그 때부터다. 그래서 이후 노래하는 티나터너까지 두려워하곤 했다. 이번 영화 와이프의 재촉으로 보게되었다. 그것도 i-max 3D로 말이다. 근데 이영화 너무나 강렬하다. 그 시절 조지밀러 감독이 다시 만들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저 감독이 요즘말로 "약 빨고 만들었다"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온 첫마디였다. 영화의 재미나 주제의식을 떠나 너무나 강렬하고 숨막히는 영화다.
미카엘 하네커 깐느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영화. 뭐라고 해야할까. 정말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영화 초반에는 만약 우리 부부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우린 어떻게 대처하게 될까로 생각이 흐르다가, 이내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를 떠오르게 되고, 그것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프랑스의 가족이라는 특수성보다 인간들이 맺고 있는 가족의 보편적 모습과 어쩌면 한국적 가정의 모습에서는 더 극적으로 이해가 되는 상황과 장면들에 소름까지 돋는다. 가족이 무엇이고, 인생이 무엇이고, 사랑이 무엇인지 따듯하기 보다는 왠지 냉정하고 칼날같은 시선으로 사람의 마음을 찢는다. 가족에게 잘해야 한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나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무엇보다 부모와 아내에게. 그들이 곁에 있을때 말이다. 근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