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독서노트(현맨)

정당의 발견

현맨 2015. 9. 22. 09:48



정당의 발견

박상훈

후마니타스


[정당의 발견 Review]

 

정치의 발견을 읽으며, 당직과 당적을 정리했다면, ‘정당의 발견을 읽으며 다시 정당 생활을 시작해야겠노라 생각했었다. 당의 분열과 여러 부침보다 더 힘들었던 것이 우리의 아니 나의 무능력함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정치의 발견을 통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그 통렬한 반성이 시작되었다면, 정당의 발견을 통해 다시 열의와 희망을 보게 되었다. 그만큼 정당의 발견은 길을 잃은 나에게 이정표와 같은 책이었다.

 

저자는 1문제와 관점을 통해 우선 다원적 구성이 갖는 평화적 효과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민주적 토론이라는 것은 옳고 그름의 전선을 만드는 것이 아닌 좀 더 나은 것을 모색하고 좀 더 바람직한 것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서 민주주의는 무엇이 옳은지 확신할 수 없는 인간의 한계위에 서 있는 체제이기에 누구의 의견도 틀릴 수 있다고 가정하지 않으면 존립하기 어려운 체제임을 강조한다. 또한 민주주의를 근본주의 내지 급진주의가 아닌 제한된 조건에서도 변화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가능주의에 기초를 두고 오래 걸리지만 오래가는 변화를 지향한다고 밝힌다. 저자는 이어 정당과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 사회의 지배적 해석에 대해 비판하며 정당중심의 다원주의가 발전하지 않는 한 현대 민주주의는 그 가치대로 실천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어서 정당론의 두 차원인 정당체계와 정당조직에 대해, 정당체계는 다원적이어야 하고 정당 조직은 유기적이어야 하고, 다원적이고 개방적인 정당 체계와 동시에 응집 적이고 강한 정당 조직이 민주주의의 가치에 상응하는 정당론의 핵심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이를 혼돈하여 진행된 정치개혁, 정당개혁이 얼마나 파괴적인 결과를 불러왔는지를 설명한다. 더불어 다양한 사회적 요구에 맞게 다원화 되지 못한 정당체계의 기원을 밝히며 그러한 괴리’, ‘부조응으로 인해 양당 독과점 구조의 정치양극화가 나타났고, 운동의 분출, 불만의 정치, 무당파 시민 등 한국 정치가 안고 있는 현실을 설명한다. 그리고 외생정당의 충격을 통한 한국정치의 긍정적 효과를 설명하며 정당체계는 사회 전체의 모습을 닮아야 하고 정당 조직은 사회부분의 모습을 닮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2부에서 저자는 국가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거대한 조직이 작동하는 현실에서, 이들이 만들어 내는 불평등의 효과를 제어하고자 한다면, 시민 권력 역시 조직되지 않으면 안 되며, 운동론 중심의 민주주의관보다 정당 중심의 민주주의관이 훨씬 넓음을 강조하고, 통치 조직이 될 수 있는 주체로 정당 활동가들의 자부심을 옹호한다. 또한 민주주의를 복수정당 체계’, ‘정당이 번갈아 집권하는 체제’, ‘평화적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하는 체제로서 설명하며 아무리 강력한 사회적 갈등도 민주적 경쟁이라는 틀 안에서 묶어 둘 수 있는 것은 정당정치의 효과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강한 정당이라야 가난한 시민을 보호할 수 있다며 가난한 보통 사람들이 온정주의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정치의 본질임을 설파하며, 정당이 가난한 보통사람들을 위해 참여의 비용을 낮추고 조직화의 비용을 감당해 주는 역할로서 기능해야 함을 주장한다.

 

3부에서는 정당 체계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 대해 이야기 한다. 먼저, 우리 정치에서 영호남으로 대표되는 지역주의는 사실 민주화 직 후 야당의 분열이 만들어 낸 정당체계의 구조를 반영한 결과이며, 문제의 핵심은 반 호남주의에 있고 이는 인위적으로 동원되고 작위적으로 부각된 사실임을 밝힌다. 이어 선거결과로 나타난 표의 지역적 편차는 지역주의의 결과보다 기능 이익에 기반을 둔 갈등의 사회화가 억압되는 정도를 말해주고, 정당 체계의 이념적 범위가 협소할 때 나타나는 부수현상으로 이해하며, 기능적 대표체제와 지역적 대표체제에 대해 설명한다. 이후, 촛불지상론, 시민정치론, 국민후보론, 전문가주의 등 잘못된 정당체계에 대한 이해들이 정당과 민주주의에 얼마나 큰 해악을 주고 있는지 조목조목 비판한다. 특히 시민의 선호를 민주적 정치과정을 통해 계발 형성되는 불확정성의 원리위에 놓고, 정당성을 갖춘 절차와 과정 없는 민주주의의 공허함을, 정보비용을 최적화 해주는 역할로서의 정당이 중요함을 설파한다.

 

4부에는 정당이 민주정치의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된, 역사적 대전환 과정을 입헌주의, 대의제와 선거, 결사의 권리, 갈등과 싸움을 이해하는 방법, 보통선거와 대중정당, 파당적 참여와 사회 통합, 좌파와 민주주의 등으로 나누어 보면서 결국 정당 정치가 안착할 때 사회적 균형이 형성되며, 이것이 선거와 대의제를 민주주의의 제도로 가능하게 했다고 보았으며, 이런 현대의 대중민주주의는 좌파의 기여가 없었더라면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좌파의 역할과 실천을 평가한다. 또한 민주주의를 둘러싼 좌파의 분화 속에 정당이 중심이 되는 민주주의를 추구한 사민주의의 길을 설명하고, 현재 우리 진보정당의 모습을 돌아보고 언제든 민주주의 내부에서 생디칼리즘의 내재적인 도전이 가능함을 환기한다.

 

5부에서는 정당 중심의 민주정치관이 입헌군주정, 혁명적 민주주의, 생디칼리즘, 전체주의의 비전과 경쟁하면서 최종적으로 현대 민주정치의 승자가 된 과정들을 상기하며 정당을 현대 민주주의가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리의 정당정치는 사회 속에서 갈등의 비용을 치르는 긴 과정 없이 제도적 형식만 먼저 주어졌기에 그로 인한 사회적 내용의 빈곤함을 채워 나갈 긴 노력을 사후적으로 감당하는 과제를 안고 있음을 설명한다. 또한 고대민주주의와 현대 민주주의를 비교하며, 직접 민주주의 혹은 급진 민주주의론의 한계를 비판하고, 운동에 대한 환상을 분명히 지적,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은 다원주의적 경쟁을 통한 공익적 효과에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정당은 사익과 조직적 이익을 추구하고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정책을 만들지만, 공익적 목표와 병행하는 내용으로 정당의 목표가 정의되어야 하며, 또 그들 사이의 경쟁이 공익이라는 결과에 객관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에 이익집단과 다름을 말한다. 이후 정당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는가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통해 현대 우리 정당들의 현실을 돌아보고, 우리에게도 우리가 어떤 정당을 만들어가야 하는가에 대한 교훈을 준다.

 

6부는 1부의 연장선상에서 정당조직과 정당체계에 대한 심화된 글로서, 정체성 없는 선거 정당으로서의 현재의 정당조직과 야당을 비판하고, 권위 있는 시민 권력의 조직자로서 역할을 주문한다. 그리고 사회의 갈등의 균열을 대변할 수 있는 계층적, 이념적 기반이 넓은 정당 체계여야 그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집단들의 관심과 이익이 평등하게 고려될 수 있고, 진보정당의 경쟁력이 높아야 그 사회의 하층이나 약자 집단의 이해가 대표될 수 있다고 하며, 노동의 가치의 중요성을 세우며, 정당 체계의 기반을 넓힌다는 것이 무엇인가 대답한다. 마지막으로 공적 논쟁이 사라진, 과도한 파당적 경쟁만이 지배하는 정치적 양극화를 비판하며, 정당과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를 극복하는 방향에서 오래 갈 성취를 누적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을 설파한다.

 

결론적으로, 튼튼한 정당을 만드는 것이 이 책이 제시하는 해법이다. 민주주의에서 정당이 있어야 가난한 시민의 이익과 열정을 제대로 조직하고 표출하고 대표할 수 있다. 정당이 약하면 민주정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부속물이자, 사회 강자 집단들에 의해 조롱받는 모조품, 나아가서는 많이 배운 중산층 전문가 집단의 허영심을 채워 줄 놀이터에 불과하다. 응집적인 정당과 개방적인 정당체계가 우리가 바라봐야 할 길임을 다시 강조한다. 우리 정당 내에서도 다양한 계파 사이에 좋은 경쟁과 협력체계를 만들어 내고,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자부심과 보람을 주는 정치와 그런 정치인들이 필요하며, 의식적으로 육성되어야 한다.

 

 

 

'독서노트(현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 마이너스  (0) 2015.10.01
청년이여, 정당으로 쳐들어가라!  (0) 2015.09.22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0) 2015.06.03
여자없는 남자들  (0) 2015.06.03
더블  (0) 2015.03.28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