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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말까지 사무실에서 근무하기로 했다. 거두절미하고, 지금의 일이 내 심장을 뛰게하지 않는다. 우리 사무실 일이 의미없다거나 하찮다거나 하는 것은 절대아니다. 그리고 우리 사무실이 가진 꿈은 여전히 내 꿈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다만 내 삶의 방식을 좀 바꿔보고 싶다. 이곳에서의 내 역할에 한계도 뚜렷이 보인다. 아직 젊기 때문에, 내가 책임질 수 있고, 뭔가 새로움에 부딪혀 보고도 싶다. 어차피 벌이야 얼마 안되는 내가 두려워 할건 또 뭐란 말인가.
살아오면서 학창시절을 거쳐 내 삶의 1막을 보냈다면, 대학에 들어와 나름 열심히 학생운동을 했던 2막 그리고 원대한 꿈을 가지고 졸업 후 당과 지금의 사무실까지가 3막. 이제 인생 4막을 준비하려 한다.
무엇을 할것인가.
사실 지난 몇 년, 가치관과 생활에 적지 않은 전환이 있었다. 정치적 고아선언과 당운동의 실패. 조직이나 거시적 목표에서 그동안 잃었던 나와 현실을 마주하기까지. 물론 지난 삶에 대한 후회 따위는 하지 않는다. 여전히 내 삶의 내면에 흐르는 가장 중요한 기조와 방향은 지난 시기의 수 많은 경험을 통해 만들어졌고, 그런 나의 삶의 방향을 사랑하고, 수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삶의 방식, 열정, 책임, 도전 등 젊었을 때 지녀야 할 많은 가치들을 다시 생각하다보니, 지금의 내 방식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몸과 마음의 아우성이 있다.
앞으로 짧은 시간 많은 고민이 필요할거다. 주위의 걱정을 불식시켜야 할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임있는 고민을 해야할거다. 하지만 어떤 삶을 살던지 간에, 능동적으로 열정적으로 생활하고 싶다. 이제 모든 것을 다시 내려놓고, 버릴건 버리고, 채워야 할 것들만 채워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출발선에 제대로 도달할 수 있도록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