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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17일 (토) 상상마당.
그날의 숙취가 아직까지 기억난다... 아무튼 각설하고, 조성일 형님의 공연을 보고왔다. 꽃다지에서 15년여를 가수로 현장을 누볐고, 이제 홀로서기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가수. 아마 그 날 밤의 일이 없었다면, 좀 더 좋은 기억일 수 있을텐데...ㅎㅎ
성일이 형의 공연 전 신지꽃밴이라는 제주도에서 올라온 님들의 오프닝 공연이 있었다. 강정 해군기지를 반대하며 결성된 듯한 이들. 노래실력이나 곡 수준이 프로급은 아니었지만, 그들이 보내고자 하는 메세지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이 풍기는 긍정적이고 맑은 에너지를 충분히 공감하고 느낄 수 있었다. 아무튼 유쾌한 무대를 보여주었고, 강정싸움이 아직 끝이 아님을 여전히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바라봐주길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어진 성일이형의 무대. 역시 15년 관록이 보여진 무대라고나 할까. 아마도 근간에 들었던 민중가요 씬에서의 솔로 앨범 중 가장 좋은 노래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첫 곡은 꽃다지에서 자신이 불렀던 나름의 히트곡 "희망"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후 새 앨범에 수록된 노래들을 불렀는데, 집은 많지만 그 수 많은 집들 가운데 내 집이 없어 점점 밀려나는 인생을 담은 "떠밀려 나간다.", 직설적인 가사로 자본의 세상을 내리치고자 노래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직설적이라 조금은 오버가 아닌가 생각되어지는 "망치와 칼날", 예전 꽃다지 콘서트에서도 불려진 적이 있었던 "괜찮아", 그리고 타이틀 곡이자, 최근의 본조비 노래를 연상케 하는 구성의 "시동을 걸었어"까지. 아마도 내가 제목까지 기억하는 이 노래들이 인상깊었던 것 같다.
물론 집에 음반을 구비해 놓았다. 그리고 아마도 여러번 이 음반을 듣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호불호도 달라질 것이고, 순위도 달라질 것이다. 솔직히 아직 꽃다지에서의 색깔과 겹쳐지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아마 프로듀서가 어떤 이인가에 의한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솔로로서 조성일형의 음악적 열정을 다시 느낄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솔로로서의 노래들이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다. 꽃다지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열정적인 활동을 기대할 수 있겠다. 또한 솔로로서 추구하는 음악적 색깔을 좀 더 확고히 보여 줄 것을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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