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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현맨)

한국이 싫어서

현맨 2016. 7. 20. 17:03


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댓글부대'를 읽고 반해 읽게 된 장강명의 소설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댓글부대'와 완전히 다르다. '댓글부대'가 독하고 남성적이라면, '한국이 싫어서'는 시선과 묘사가 따듯하고 여성적이다. 주인공이 여성이라 그런것이 아니라 읽는 내내 작가가 여성일 것 같은 느낌으로 책을 읽게 되더라. 



주인공은 한국에 사는 전형적이지만, 전형적이지 않은 젊은이들의 표상인듯 하다. 금수저나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못해, 바둥바둥 세상을 살아가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의 행복을 찾기위해 스스로를 던질 줄 아는 인물. 한편으로는 참 마음이 아리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한. 그러고 보니 작년에 호주로 이민을 떠난 한 지인 커플이 생각났다. 주인공과 매치도 되면서 말이다.



인상깊은 몇 구절을 옮겨본다.


"높은 데서 떨어지는 사람은 바닥에 닿기 전에 몸을 추스르고 자세를 잡을 시간이 있거든. 그런데 낮은 데서 떨어지는 사람은 그럴 여유가 없어. 아차, 하는 사이에 이미 몸이 땅에 부딪혀 박살나 있는 거야........... 그러니까 낮은 데서 사는 사람은 더 바닥으로 떨어지는 걸 조심해야 해. 낮은 데서 추락하는 게 더 위험해."


"나더러 왜 조국을 사랑하지 않느냐고 하던데, 조국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거든. 솔직히 나라는 존재에 무관심했잖아? 나라가 나를 먹여 주고 입혀 주고 지켜 줬다고 하는데, 나도 법지키고 교육받고 세금 내고 할 건 다 했어. 


내 고국은 자기 자신을 사랑했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그 자체를. 그래서 자기의 영광을 드러내 줄 구성원을 아꼈지. 김연아라든가, 삼성전자라든가. 그리고 못난 사람들한테는 주로 '나라 망신'이라는 딱지를 붙여 줬어. 내가 형편이 어려워서 사람 도리를 못하게 되면 나라가 나를 도와주는 게 아니라 내가 국가의 명예를 걱정해야 한다는 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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