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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현맨)

은둔의 즐거움

현맨 2024. 2. 5. 16:17

다른 모든것을 떠나 집과 공간을 수시로 뒤엎는 루틴을 가진 내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한 글이라 아래에 옮겨온다.
나는 정리를 ‘기운의 조화’라고 생각한다. 편안한 기운, 힘이 나게 하는 기운, 창작의 영감이 떠오르는 기운이 공간과 물건마다 자연스럽게 융합되어 서로를 빛나게 해주는 것.
그런 공간의 질서를 만드는 것이 나에게는 정리다. 그래서 나는 기운이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공간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바닥으로 떨어진 마음의 기운이 공간과 공명하며 다시 새로운 힘을 얻는다. 정리를 마음의 재충전을 위해 활용하는 것인데, 이런 까닭에 나는 정리 또한 은둔의 한 가지 방법이라 여긴다.
이때의 은둔은 사회에서 떨어져 혼자만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그 대신 나를 힘들게 하는 무질서에서 벗어나 마음의 질서를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내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공간의 정리가 단순한 청소가 아닌 어지럽혀진 마음에 새로운 질서를 만든다는 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랬을 때 정리는 마음의 기운을 나게 하는 은둔의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은둔의 즐거움> (신기율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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