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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홍소)

슬픔 극복 중.

dawn5002 2012. 5. 11. 23:48

달이가 떠났다.

두 달전, 갑자기 호흡이 이상해져 병원에 데려갔더니 심장에 이상이 발견되었다.

판막을 지탱해주는 근육이 끊어져 한 쪽이 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 것.

짧은 생물 지식으로 의사선생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상황이 그리 쉬워보이지 않았다.

역시나...의사는 예후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다.

당장 그 날도 급사할 수 있는 응급상황이라고 했다.

너무 놀라 펑펑울면서 병원을 나왔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게 조심 조심 두 달을 보냈는데...어느날 갑자기 뜬금없이 집에서 전화가 왔다.

달이가 떠났다고...

집을 나설때까지만해도 꼬리를 치며 함께 가고 싶어하던 녀석이었는데

불과 몇 시간만에 그렇게 가버렸다.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오니 벌써 몸이 차갑게 굳어가고 있었다.

얼마나 기가 막히던지 소리도 안나고 눈물만 나왔다.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연습하다가도 달이 산책시켜주려면 이제 나가야지...하다가 맥이 풀려버리고,

집에 들어올 때, 달이가 꼬리를 치며 달려나올 것만 같다.

자다가도 달이가 옆에 있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달이가 있던 자리를 쓰다듬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깬다.

그러다 울기를 반복하는 나날이다. 

아직도 너무 기가 막혀 답답하기만 하다. 


아파하던 달이는 이제 조금 편안해졌겠지...위로하곤 하지만

솔직히 아파하던 모습보다는 예쁘고 쾌활했던 녀석의 모습만 생각나 너무나 보고싶다. 

이렇게 갑자기 갈 줄 알았다면 조금 더 노력하는건데..

산책 한번이라도 더 나가고, 더 놀아주고, 예뻐해주고 함께 있어줄걸...

원주에 한번이라도 더 데리고 갈걸...

달이가 혼자 있었을 시간을 생각하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고 있는지 멍한 상태에서

별것 아닌 일에도 예민해지고  갑자기 짜증이 밀려오곤한다.

오늘도 애꿎은 신랑만 폭탄 맞았다.

사랑하는 존재에게 후회할 일을 하면 안된다는 걸 느끼고 있는 와중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후회할 일을 해버린것이다. 

오늘 하루종이 그 생각만했다.

더이상 사랑하는 이들에게 후회할 짓 하지말자고...

슬픔이 그렇게 또 다른 교훈이 되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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