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븐 레비츠키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지는가?’의 후속작이다. 주로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평가되던 미국 특히 공화당의 타락에 대해 건국시기부터 재건시대를 거쳐 최근의 트럼피즘까지. 표면적으로만 충직한 민주주의자들이 당파 및 자신의 이익을 위해 민주적 규범을 배반했을때 특히 극단주의에 물들어 가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또한 주요하게 우리가 아주 정교하게 설계되었다고 믿는 미국의 헌법이 실은 작은 주들의 과대대표를 받아들이게 된 연유. 그로인해 다수의 횡포로부터 소수를 보호하기 위한 반다수결주의 제도들이 지금 미국시민들의 의사를 어떻게 왜곡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당파적 이익을 떠나 민주주의 근간을 지키고자 했던 의외의 흔적들 예를들어 페론당, 스페인의 공산주의자와 프랑키스타의 역사는 흥미..

솔직히 좌파니 우파니 하는 말들에 흥미를 잃은지 오래다. 우리 삶과 세상을 개선하는데 그보다 훨씬 넓고 큰 물줄기가 있다는 것을 배우고 난 후 부터. 그럼에도 체제의 구조적 모순들로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들의 삶이 더 나아져야 하고, 부조리한 세상이 좀 더 정의로워지길 바라며, 잘 되지야 않겠지만 새로운 사회적 갈등 앞에 민감하려 노력하려는 편이다. 이 책은 더이상 좌파가 아닌 나로서는 과거 좌파(안에서는 우파? 뭐 이 개념 자체가 워낙 상대적이라)가 요즘 좌파(를 자칭하는 이)를 만나며 느끼는 당혹감의 철학적 근거를 밝히는 책이다. 저자의 철학적 해석에 대해 내가 뭐라고 이해하거나 토를 달겠느냐만은 소위 woke가 부족주의에 갇히며 가진 철학적 한계들, 가령 계몽주의 진보에 대한 거부, 보편적 가치에 대..

시간이 좀 걸리긴했지만 어찌 이 두꺼운걸 꾸역꾸역해냈다. 물론 억지로 읽었다거나 재미없다는건 아냐. 읽으며 웅장한 스케일과 스토리에 그저 심하게 감탄을 연발하게 된다. 막판 깜짝놀랄 반전까지. 모르긴 몰라도 인생 소설 중 하나가 될듯하다. 근데 또 3권을 읽어야 하는데, 좀 두렵지만 렛츠 고! “태양이 사라졌는데도 당신의 아이는 어째서 무서워하지 않는가? 무서워할 필요가 없죠. 내일 태양이 다시 떠오른다는 걸 아니까요.” #삼체2_암흑의숲 #류츠신

와~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내가 물리학을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하는 아쉬움마저 든다. 이렇게 방대한 스케일의 소설은 처음이기도 하거니와 인간 세계에 대한 통찰까지. 우주와 과학에 대한 경외까지 느껴지는 책. 그런데 2권도 볼까말까 아직 고민중. “공은 무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공은 일종의 존재로, 공으로 자신을 채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인류 사회는 이미 자신의 능력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또한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광기를 억제할 수 없다. 때문에 주께서 세상에 강림하도록 청해야한다. 주의 힘을 빌려 인류 사회를 강제적으로 감독하고 개조해서 전혀 새로운 찬란하고 완벽한 인류 문명을 창조해야 한다.” “이것이 내 인생인가? 하는 질문을 수천만번도 더 했다. 그리고 그래 이것이 네 ..

그렇다. 우리는 중요하지 않다. 저 창백한 점 위에 점 위에 점. 우리의 삶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까 그러니 무의미에 발을 딛고 오히려 작은 것에 장엄함을 발견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게 인생이다. 미국의 저명한 어류 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 그리고 그가 끝까지 놓지 않았던 우생학이 발현되던 시기의 야만적 상황을 추적하며 뜻밖의 복수와 결론으로 한방을 맞은 느낌. 묵직하고 좋은 책이다. “나는 탈출하려고 그토록 애써온 지구로 다시 돌아왔다.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의 사명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강하든, 얼마나 열심히 뉘우치든 어떤 피난처도 약속도 주지 않는 황량한 지구로.” “조류는 존재한다. 포유류도 존재한다. 양서류도 존재한다. 그러나 꼭 꼬집어,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자기가 대적하기에..